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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JUSO
경험담
2025.04.15 12:23

선보다 원나잇한 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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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1640 추천 수 2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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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영화볼래요? 회사로 데리러 갈께요"

"네, 6시쯤 오시면 될거 같아요"


첫 눈에...아니 첫 날에 반했던 그녀와

첫 날부터 진도는 다 뺐지만

썩 오랫동안 서로 존대말을 유지했고

약속 장소는 주로 정장을 갖춰 입어야 할 것 같은 장소가 많았다.


서로 격식을 갖추는 이런 연애는

처음였지만 갑갑하기보단 오히려 신선하고 항상 처음인 것처럼 설레인 맛도 있더라.


커피샵에 나란히 앉아 아무말 없이 내 어깨에 기대 작은 목소리로 흘러나오는 노랠 따라 부를 땐, 내 중추신경은 귀르가즘이 올거 같은 목소리와 은은한 샴푸향의 콜라보에 취해 세로토닌의 홍수를 만들어냈고 말초신경은 침대에서보다도 센서티브한 상태가 되었다.


흠이 있다면 그녀는 일에 목숨 건 여자였다.

엘리트 언니오빠 못지 않게 성공하기 위해 사랑보다는 일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며 치열하게 살아온 댓가는 감정에 충실하기 보단 감정을 숨기는게 더 익숙해 보였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그녀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벤처 회사를 운영하는 대표였는데, 사적인 만남 상대가 위축되거나 편견을 가질까봐서 처음엔 적당히 낮춰서 말하곤 한다며 내게 사과했었다.


함께 영화를 본 후 주차장에서 시동 버튼을 누를때 그녀가 뜬금 없이 한마디 던졌다


"저 머리 기르고 싶어졌어요..."

"길러도 잘어울릴꺼 같아요~

  근데 값자기 왜요?"


잠시 뜸들이더니,


"..제가 좀 질투나 소유욕이 강한 편인데 괜찮으시겠어요?"


..라며 말을 돌렸다.

이건 뭐, 구미호가 천년 되는 날까지 함 견뎌볼텨? 하는 멘트 같기도 하고...


"네? 아.. 질투도 좀 하고 소유욕도 좀 부리고 그래봐요 너무 안그런다~ㅎㅎ"


하고 웃으며 받아쳤고,

미소를 머금었지만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그녀 볼에 짧게 입맞춤 후 파킹을 풀려하는데.


더 원한다는 눈빛을 보내며 셔츠 깃을 잡아당겨서 입술은 다시 포개졌고..

조금 뒤 왼손을 뻗어 그녀의 틸팅 시트를 서서히 뒤로 넘기며 내 입술도 그녀의 헤드레스트를 따라 포물선을 그리며 따라갔다.


마침 라디오에선 Julie London 에

When I Fall In Love 가 잔잔히 깔리고 있었던 걸 생각하면, 운명은 이 여자와 날 더 깊게 몰고가고 싶었던 게 분명해 보였다.


조심스럽게 목덜미를 탐하기 시작했을때

더욱 거칠어진 호흡탓에 흉곽은 위아래로 파도치고 날카로운 턱선이 하늘을 향하여

팽팽해진 경동맥이 뛰는 모습이 눈과 입술 끝으로 선명하게 느껴졌다.


클러스터의 엔진 온도 바늘이 서서히 오르다가 어느 시점 지수함수 곡선으로 타고 급격히 올라가고 있을 무렵 그녀도 비슷한 패턴으로 슬로스타터 기질을 보이며 급격히 달궈지기 시작해서 점점 이성을 잃어갔다.

...왼손은 매끈한 허벅지를 미끄러져 스커트 속 아찔한 곳을 향해 조금씩..조금씩...향하는 중 줄리런던 노래가 끝나고 잠시 정적이 감도는 순간...


"잠.깐.만~"


라디오에서 터져나온 MBC공익광고 음악에 

강제 아이스버킷 챌린지라도 당한 듯 ㅋㅋ

찬물 뒤집어쓰고,


"배고프죠? 우리 뭐먹을까요?"


퇴근 하자마자 극장으로 향했기에

허기졌던 속을 달래기 위해 핸들을 다시 잡았다.


라디오 소리에 산통 깨고 머쓱해서

찾아 간 곳은 조용한 참치집.

청하 한잔 털고 코끗이 찡할 정도

생와사비를 참치에 얹으며 영화 얘길하다가

그녀가 물었다.


"근데 아까 눈이 촉촉해지시던거같던데..."

"에이~그럴리가~"

"눈에 너무 힘주시던데 안그래두되요ㅎㅎ "


걔한텐 그게 그렇게 웃겨 보였나봐.

그 뒤로 영화 볼때마다 쫌 슬픈장면만 나오면 옆구리 콕콕찔러대고 생글생글 거리면서 휴지건네주는데 막 약올라...

누굴 울보로 아나~


한번은 바닥에 앉아 침대애 기대어 티비보는데

많이 아픈 아기가 나와서 진짜로 눈에 습기가 차올랐거든. 걔는 등 뒤 침대에 누어 있어서

들킬까봐 숨도 안쉬고 눈을 부릅뜨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티비 옆에 거울이 있는걸 몰랐네; 거울보니까 옆으로 누워서 입틀어막고 웃고 있는데 한대 쥐어박고 싶더라ㅜ


우린 아침에 백화점 가서 하루종일 쇼핑하는 것도 즐겼는데 어떤땐 아무것도 안사도 같이 구경다니면서 군것질 하는 자체로도 너무 좋았거든, 난 사실 어릴때 누나하고 쇼핑다니는거 배우고.. 스물한살 이후 여친 없던 적이 거의 없기도 해서.. 여자 옷도 잘 골라주고 쇼핑 즐기는 편인데 걘 이런 남자 처음 본다면서 너무 좋아하더라구


뭐 먹으러 가면 꼭 자기가 시킨 메뉴 안 먹고

꼭 내가 시킨 거 바꿔 먹자고 하고ㅜ

항상 바꿔 주니까 언젠가부터 일부러 그러는 거 같아, 그래서 한 번은 존맛탱이 없어보이는 거 시켜봤더니 오늘은 오빠 먹고 싶은거 그냥 먹어~그러더라는ㅜ

역시 사람 다룰 줄 아는 여자--


그렇게 잔정 쌓다가 한번은

침대에 같이 누워서 머리 쓰다듬으며

얘길하고 있었어


"어느새 머리 꽤 자랐네~ 분위기 조은데?"

"오빠 만나고 많은 변화가 있었지 ㅎㅎ"

"또 뭐 있어?"

"음.. 직원들이 내 표정이 많이 밝아졌대^^"

"그렇구나...^^"


잠깐 티비보는 척하다가

프로포즈 예행 연습 차^^ 오른손으로 실매듭을 걔 손가락에 묶고 팽팽하게 실을당긴 다음에...

왼손으로는 준비한 반지를 몰래 베게 밑에서 꺼낸다음.......


"어어? 동작그만~ 왼손 펴봐 왼손ㅋㅋ"

";;;;;;;"

"다이아 아님 리젝트다?ㅋㅋ"

"실 다시 풀자;; 식상해도 좀 속는척 좀 아놔~"


프로포즈까지 할 분위기는 아니었기에

장난인건 알았겠지만 며칠전 홍대 악세사리 노점상 지나가다가 걔가 끼워보고 이쁘다고 함박웃음 짓던 그 반지가 생각나서 사왔던거..


"그때 이쁘다고 웃는 모습이 계속 생각나서 오늘 일부러 홍대 들렸다 왔어^^"

"아 이거 어떠케 찾았대~ 감동인데~?ㅎㅎ

일루와봐 이뻐해주께~ ㅎㅎ"


나보고 반전남이라고 부를 정도로

첫날 예상보다 대박이라 놀랬다 했던

그녀가 그 날은 초대박을 친 날이었다.


뭐 퍼포먼스는 실패했지만ㅋ

드문드문 큐빅이 박힌 뫼비우스띠처럼

꼬인 링이었는데~

어렵게 찾아온 보람은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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